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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캄보디아행 청년들 중 국회의원, 장·차관, 판·검사, 의사 자녀 있단 얘기 듣지 못해"

"캄보디아 간 청년 대부분 비정규직, 빚에 몰린 절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
"'기회의 양극화' 여실히 보여줘…정치인들과 기성세대, 캄보디아 향한 청년들 질타 앞서 반성부터 해야"
구연주 기자 2025-10-20 16:00:45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캄보디아 한국인 집단 납치 사태'를 두고 "'기회의 양극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우선 현지 피해자 구제와 범죄자 처벌에 힘을 쏟자. 동시에 청년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한국을 만드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자"고 견해를 밝혔다.

박용진 전 의원은 20일 오전 10시 50분쯤 페이스북에 '캄보디아로 향했던 청년들에게 갖는 미안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캄보디아 사태는 한국 사회 청년들을 막아선 기회의 양극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범죄의 척결도 중요하다. 그러나 저는 왜 그들의 대다수가 조금만 생각해도 이상하다 싶은 말들에 넘어가게 '내몰릴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 사회가 성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캄보디아로 향했던 청년들 중에 국회의원, 장·차관, 판·검사, 의사의 자녀가 있다는 이야기를 아직 듣지 못했다"고 강조하면서 "대부분의 청년들이 비정규직이었거나 빚에 몰려 절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심각하다. 부와 자산의 양극화는 세습의 양극화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우리 청년들 앞을 가로막는 기회의 양극화를 만들었다. 부자 아이는 다시 부자가 되고, 가난한 집 아이는 그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회, 청년들 앞에 교육 기회조차 불공정하고 일자리 선택마저 제한된 사회에 어떻게 희망이 있겠는가"라면서 "​특히 '기회의 평등'을 담당해야 할 교육과 부동산 영역마저 '불공정의 상징'이자 '특권의 세습 통로'가 되었다는 것이 저를 포함한 국민 다수의 인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용진 전 의원은 "'반칙'과 '특권'이 상식이 되고 법의 심판마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회에서, '성실한 정공법'은 가장 느리고 어리석은 길이 돼버렸다. '범죄 처벌, 피해자 구출'을 부르짖고, '군사작전, ODA(공적개발원조) 취소' 등 자극적인 이야기까지 정치권에서 오간다"고 이 사태와 관련해 자신이 속한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을 아우르며 나오고 있는 강경 발언들을 언급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 가서 범죄 가담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한 것에 대해 '피해자는 왜 구출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비판이 나오자 20일 "그 청년들은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답을 하면서 논란이 더욱 불거진 것,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19일) 캄보디아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필요 시 군사적 조치와 ODA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역시 지적이 나오는 것 등을 가리킨 맥락이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그는 "하지만 저를 비롯한 정치인들과 기성세대는 캄보디아로 향했던 청년들을 향한 질타에 앞서 우리 사회 내부에 자리 잡은 이 절망의 벽 앞에서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우선 현지 피해자 구제와 범죄자 처벌에 힘을 쏟자. 동시에 청년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한국을 만드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자"며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제게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거나 무언가를 제안할 자리가 생길 때마다 이 문제 해결에 힘쓰자고 호소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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