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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속 헬리코박터균 치료하니, 골다공증 발생 낮춘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받으니
골다공증 발생률 29% 줄어들어
50대 이상 여성이 치료 효과 가장 커
구연주 기자 2025-08-19 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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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 질병관리청

위 속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는 치료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에서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흔한 세균으로,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16세 이상 인구에서 유병률은 44%에 이른다.

대부분 감염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일부가 소화불량, 속쓰림 등을 느낀다. 명확한 전파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물이나 음식 등으로 전파되고 사람 간의 감염도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헬리코박터 검사를 받은 성인 846명을 대상으로 최대 2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제균한 그룹의 골다공증 발생률은 24.5%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약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참가자에서 제균 치료의 예방 효과가 뚜렷했고, 50세 이상의 여성 참가자가 가장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남성은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와 골다공증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장과 간(Gut and Liver)’에 수록됐다.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 골절되는 질환으로 국내 50세 이상 여성의 37%가 앓고 있는 만큼, 앞으로 중년 여성은 헬리코박터균 검사와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관리가 위장관질환뿐 아니라 골다공증과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까지 기여한다는 중요한 근거가 마련됐다”며 “특히 폐경기를 맞아 골밀도가 낮아진 여성은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적극적인 제균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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