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주 동국대경주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200여명의 환자들이 갑작스러운 담당 교수(전문의)의 사직으로 진료 중단 사태가 발생하자 불안에 떨고 있다.
13일 경주시와 동국대 경주병원에 따르면 이 전문의는 지난달 28일 병원에 이틀 후인 30일까지만 근무를 한다고 했다. 이에 병원측은 혈액종양내과 진료를 받던 환자 200여명에 30일 이후 진료 중단을 알렸다.
이 전문의는 지난해 동료 의사가 사직한 이후 홀로 200여 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해왔으며, 지난 6월 한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병원 측은 올해 1월부터 후임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문제는 이 같은 일방적인 진료 중단 통보로 인해 환자들이 적절한 대처를 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받던 암 환자들의 경우 치료의 연속성이 중요해 전원과정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도 당장 받아주는 곳이 없어 속을 태웠다.
이 사태 발생 직후 시 보건소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민원이 빗발쳐 보건소에서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이 전문의 퇴사 시점에는 6명의 입원 환자가 남아 있었다. 병원 측은 이들 중 3명은 포항 등 인근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거나 자택으로 돌아갔고, 나머지 3명은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외래환자들에게는 문자나 전화로 다른 병원에서 진료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이번 동국대경주병원 전문의 1명의 퇴사에도 많은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고 병원 전체가 휘청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앞으로도 지역병원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병원은 지난달 보건복지부의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에 선정된 전국 175개 병원 중 한 곳이데도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
'포괄 2차 종합병원'은 비수도권 환자들이 서울 시내 상급종합병원에 가지 않아도 지역 내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역 종합병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3년간 총 2조1000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의사의 진료 중단이 법적 처분이나 고발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복지부와도 협의했지만,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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