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포털 '다음'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하며 조직 개편에 본격 나섰다. 카카오는 22일 포털 다음을 담당하는 콘텐츠 CIC(사내독립기업)를 분사해 '다음준비신설법인'을 설립하고, 신임 대표로 양주일 현 CIC 대표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분사안이 의결되면서, 2023년 5월 CIC 체제로 전환한 지 2년 만에 다음은 카카오의 100% 자회사로서 독립하게 됐다. 포털 다음이 별도 법인으로 재출범하는 것은 카카오와의 합병 이후 11년 만이다.
이번 법인 분리를 통해 새로 출범한 신설법인은 다음메일, 다음카페, 다음검색, 다음뉴스, 다음쇼핑 등 기존 콘텐츠 CIC에서 운영해온 주요 서비스를 넘겨받는다. 서비스는 신설법인이 운영 대행하는 형태로 이어지며, 영업 양수도는 올 연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카카오 측은 "신설법인이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숏폼, 미디어, 커뮤니티 등 다음이 보유한 고유 자산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는 한편, 인공지능(AI)과 콘텐츠 분야에서는 카카오와의 시너지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로 내정된 양주일 CIC 대표는 "심화되는 시장 경쟁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더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다음의 재도약을 위한 다양한 실험과 도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때 네이버와 함께 국내 양대 포털로 자리매김했으나, 최근 들어 점유율이 3% 안팎으로 떨어지며 시장 내 존재감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카카오 내부에서 비핵심 사업 조정을 추진해온 가운데, 다음을 독립시킨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분사가 매각 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분사는 다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일 뿐, 현재로서는 매각 검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지금은 회사를 더 나은 방향으로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은 카카오 내부 구조상 성장에 제약이 있어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자율적 실험과 성장을 위한 구조적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앞서 올해 1월, 다음 앱을 9년 만에 전면 개편하며 로고를 변경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정비했다. 이어 4월 30일에는 뉴스 콘텐츠를 큐레이션 챗봇을 통해 제공하고 숏폼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2차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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